커피의 산미는 어디서 오나: 유기산의 종류와 맛
커피의 "산미"는 하나의 맛이 아니라 여러 산이 섞여 만드는 인상입니다. 레몬 같은 산미, 사과 같은 산미, 와인 같은 산미가 다르게 느껴지는 것도 어떤 산이 얼마나 들어 있느냐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커피의 산을 다룬 연구 수백 편을 모아 분석한 Yeager 등의 메타분석은 산의 종류마다 농도와 맛에 주는 영향이 다르다는 점을 정리했습니다.
1. 커피에 들어 있는 주요 산
| 산 | 어디서 오나 | 흔히 연상되는 맛 |
|---|---|---|
| 구연산 | 생두에 원래 있음 | 레몬·오렌지 같은 밝은 산미 |
| 말산 | 생두에 원래 있음 | 사과·배 같은 산미 |
| 클로로겐산 | 생두에 많음, 로스팅 중 분해 | 떫은맛과 쓴맛에 기여 |
| 퀸산 | 클로로겐산이 분해되며 생김 | 떫고 시큼한 느낌, 오래 둔 커피의 시큼함 |
| 아세트산·포름산 | 로스팅 중 당이 분해되며 생김 | 식초 같은 날카로운 산미 (적으면 산뜻함) |
| 젖산 | 로스팅과 발효 가공에서 생김 | 요구르트 같은 부드러운 산미 |
| 인산 | 생두의 무기산 | 산미를 또렷하게 하는 것으로 알려짐 |
2. 로스팅은 산을 만들고 없앤다
로스팅 초반에는 자당이 분해되며 포름산, 아세트산, 글리콜산, 젖산 같은 지방족 산이 새로 만들어집니다. Ginz 등(2000)은 생두에 당을 더하면 로스팅 후 이 산들이 크게 늘어나는 것을 확인해, 자당이 이 산들의 주된 원료임을 보였습니다. 한편 구연산과 말산 같은 원래 있던 산은 로스팅이 진행될수록 줄고, 클로로겐산은 퀸산 등으로 분해됩니다. 그 결과 라이트 로스팅은 산이 많고 다양하며, 다크 로스팅으로 갈수록 산이 줄고 쓴맛이 앞섭니다.
3. pH와 산미는 같지 않다
커피의 pH는 대개 5 안팎으로 비슷하지만 산미의 세기는 크게 다릅니다. 산미는 수소 이온 농도(pH)만이 아니라 녹아 있는 산의 총량(적정 산도)과 산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콜드브루와 뜨거운 커피의 pH는 비슷하지만 적정 산도는 뜨거운 커피가 더 높았다는 측정이 대표적인 예입니다(Rao & Fuller, 2018). 같은 pH라도 단맛이 많으면 산미가 부드럽게 느껴지는 것처럼, 산미는 다른 맛과의 균형 속에서 인식됩니다.
4. 추출과 물이 산미를 바꾼다
산은 대부분 물에 잘 녹아 추출 초반에 빨리 나옵니다. 그래서 덜 추출된 커피는 산이 단맛과 바디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아 날카롭게 시고, 충분히 추출하면 단맛이 뒤따라 산미가 둥글어집니다. 물의 알칼리도가 높으면 탄산수소염이 산을 중화해 산미가 약해지고, 너무 낮으면 날카로워집니다.
홈바리스타 실전 적용
- 날카롭게 시다면: 대개 덜 추출된 것입니다. 분쇄를 가늘게 하거나 물 온도를 높여 단맛이 함께 나오게 하세요.
- 산미가 너무 없다면: 더 밝은 로스팅이나 워시드 원두를 고르고, 물의 알칼리도가 높지 않은지 확인하세요.
- 표현 연습: 레몬, 사과, 요구르트를 맛보고 커피를 마시면 어떤 산미에 가까운지 구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참고 자료
- Yeager, S. E., Batali, M. E., Guinard, J.-X. & Ristenpart, W. D. (2021, online). Acids in coffee: A review of sensory measurements and meta-analysis of chemical composition. Critical Reviews in Food Science and Nutrition.
- Ginz, M., Balzer, H. H., Bradbury, A. G. W. & Maier, H. G. (2000). Formation of aliphatic acids by carbohydrate degradation during roasting of coffee. European Food Research and Technology, 211, 404–410.
- Rao, N. Z. & Fuller, M. (2018). Acidity and antioxidant activity of cold brew coffee. Scientific Reports, 8, 16030.